본 연구실은 1995년 부터 비선형 광학을 연구해 왔으며, 많은 전문인력을 배출해 왔다. 초기의 연구는 고체 레이저 분광학을 통한 무기물 유전체 매질의 광학적인 특성에 주안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응집 물질의 비선형 광학 특성 규명과 그 응용에 집중하고 있다.
비선형 광학의 대표적인 예로는 광 조화파 발생을 들 수 있다. 조화파는 음파 등의 자연현상에서도 한 옥타아브 높은 음이 나오는 것으로 흔히 관찰되는데, 매질을 매우 강한 힘으로 진동시킬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빛은 전자기파이므로 음파와 마찬가지로 조화파를 관찰할 수 있다. 양자역학적으로 보면, 2개 혹은 그 이상의 광자가 합해져서 에너지가 2배(혹은 그 이상)인 한개의 광자를 생성하는 것이다.
그림은 오른쪽으로부터 적외선 레이저 광을 유기물 박막시료에 집광시킬 때, 왼쪽으로 나오는 녹색의 3차 조화파를 보여 주고 있다. 이 과정은 속박전자의 운동을 매개로 하므로, 10-15초 정도로 매우 빠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광조화파 발생은 기계적인 셔터나 전기광학 스위치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스위치를 구현하는데 응용할 수 있으며, 이것은 초고속 상맺음 기술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
한편 비대칭적인 구조를 가지는 결정 매질은 3차 조화파보다 효율적인 2차 조화파 발생이 가능하다.(등방성 매질에서는 2차 조화파의 발생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가시광-근적외선 영역에서 매우 큰 2차 비선형 광학 효과를 보이는 LiNbO3 결정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 결정은 초고속 광통신 신호 처리를 위한 전기광학 스위치로 IT 산업에서 현재 많이 쓰이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다채널 전광 주파수 변환기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위에서 소개한 광조화파 발생은 가장 빠른 비선형 광학 현상의 하나이긴 하지만, 응답 속도가 빠른 반면 효율이 매우 낮아서 실용적인 소자 응용에 항상 장애가 되어 왔다. 본 연구실의 가장 최근 관심사는 그렇게 빠르지 않아도 되는 광응답을 요구하는 소자 응용을 찾고, 여기에 적합한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빛의 입사에 대해 속박전자가 아닌 전자의 직접적인 천이를 이용하거나, 물질의 분자구조의 변화에 동반된 물성의 변화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빛과 응집 물질의 기초적인 상호작용을 규명하고 나아가 이것을 광스위치로 응용하는 소자 개념을 개발하는 것이다.